160217 오후3시 공연 빅터 박건형, 앙리 최우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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친구의 할인권으로 보러 간 뮤지컬. 대극장에다가 꽤나 인기가 있어서 다시 하는 거라기에 좀 기대했었다.
프랑켄슈타인 원작은 중학교 때 영어학원에서 수업용 자료로 읽었는데, 보통 겁나게 읽기 싫어서 끝의 끝까지 미루는 다른 자료들과 다르게 집에서 혼자 다 읽었을 정도로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다.
그냥 서양권 괴물인 줄 알았던 프랑켄슈타인의 유래가 이거였구나, 사실은 의미를 담고 있는 거구나 싶어 나름 감명 깊었었다.
그래서 기대했는데! 인기도 많다며!
근데 아무래도 나는 이 뮤지컬은 불호에 가깝다.
일단 공연을 올려야 하고 극적인 요소를 추가해야 하니 원작에 손을 댄 건 이해하지만
괴물을 소울메이트 급인 친구의 머리로 만들었다는 설정이 많은 걸 엇나가게 한 것 같다.
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자신의 피조물에 약간의 결함(좀 흉측했다는)이 있어 피조물을 버렸고, 그 이후 그는 선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면서 창조주에 대한 증오를 키웠다는, 이게 원작의 토대인데
각색 과정에서 피조물이 앙리의 머리로 만든 것이 되어버리면서, 적어도 빅터는 흉측하다는 이유로 피조물을 버릴 순 없게 되어버렸다. 그래서 피조물이 착한 집사아저씨;ㅅ;를 물어 죽이게 만든 것 같은데
그래서 그 다음부터 괴물이 인간들에게 항의하고 빅터에게 항의해도 딱히 와닿지가 않았다.
너님이 먼저 공격성향을 보였잖아요 ㅇㅅㅇ 이런 느낌..
괴물은 사실은 착했습니다~를 설명하기 위해 넣은 것 같은 격투장? 씬도 좀 읭스러웠다. 중간에 격투장 주인 부부가 괴물이 사람을 죽이질 않는다고 불평하는 그런 대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앞에서 공격성향 보였던 것 때문에 뜬금포이기도 했고.
그리고 개인적으로 그런 뒷골목 얘기들 좀 지겹다. 창녀 얘기는 더더욱 지겹다. 그거 없었으면 극이 진행 안 됐을 것도 아닌데.
덧붙이자면 아역들 나와서 '빅터 너는 나쁜 아이가 아닌뎅!' '나중에 결혼하쟝!' 이러는 부분도 좀 오글...거렸다.
아무튼 간에 원작이나 이거나 일단 기술을 사용하려면 그 이후에 벌어질 수 있는 일들, 부작용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기본 교훈은 생각할 수 있긴 하지만, 저런 미스들 때문에 뮤지컬에선 딱히 정서적으로 공감이 안 되었다는 거.
그리고 사실 귀에 꽂히는 넘버도 없었던 것 같다.
기억 나는 건 앙리가 단두대에 오르기 직전에 불렀던 노래나
앙리와 엘렌을 두고서 살인자라고 말하는 그 합창 정도.
또 마지막에 빅터랑 괴물이 둘이 마주했을 때, 하이라이트 될 만한 리프라이즈를 넣어줬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.
밍숭맹숭하게 끝나서 아쉬웠다.
아무튼 간에 개취로 별로였다는 이야기.
하지만 배우들은 좋았다. 빅터 역 박건형도 안정적이었고 앙리 역의 최우혁이 꽤 인상적으로 남았다.
그리고 엘렌이 제일 불쌍해...
동생 때문에 고아 되고 숙부도 잃고 자기는 살인마로 몰려서 처형 당하고...
빅터 나쁜놈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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